ERA 1위가 겨우 1표라니…
류현진(32)이 한 시즌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 수상에 실패했다. 그러나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최초로 1위 표를 받아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류현진은 13일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가 발표한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발표에서 1위 표 1장, 2위 표 10장, 3위 표 8장, 4위 표 7장, 5위표 3장(88점)을 얻어 2위에 올랐다. 사이영상은 1위 표 29장, 2위 표 1장으로 207점을 기록한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이 받았다. 디그롬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사이영상을 받았지만, 류현진이 1위 표 한 장을 가져가면서 만장일치 수상엔 실패했다. 류현진에게 1위 표를 던진 이는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의 마크 위커 기자다.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는 2위 표 8장, 3위 표 8장, 4위 표 6장, 5위 표 4장으로 72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LA 다저스에서 29경기에 선발 등판해 182⅔이닝을 소화하면서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 탈삼진 163개, 피안타율 0.234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평균자책점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 승수에선 리그 6위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팀 에이스로서 다저스의 7년 연속 서부지구 우승에 앞장섰다. 또한 다저스의 정규리그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섰고, 생애 처음으로 빅리그 올스타에 선정돼 올스타전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의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디그롬에게 탈삼진과 투구이닝, 피안타율에서 밀리며 사이영상 수상의 영광을 누리진 못했다. 디그롬은 11승 8패, 204이닝, 평균자책점 2.43, 탈삼진 255개(전체 1위), 피안타율 0.207을 기록했다. 사이영상은 메이저리그 양대 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전설적인 투수, 덴튼 트루 사이영의 이름을 따 1956년 제정됐다. 사이영상은 미국야구기자협회 회원 중 지역 안배를 통한 30명의 투표로 정한다. 기자 한 명당 1위부터 5위까지 투수 5명을 뽑는데, 1위 표는 7점, 2위 표는 4점, 3위 표는 3점, 4위 표는 2점, 5위 표는 1점으로 계산해 합산 점수로 순위를 가린다. 아시아 선수 중 사이영상 투표에서 1위 표를 얻은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노모 히데오(일본), 왕젠밍(대만), 마쓰자카 다이스케, 다르빗슈 유, 이와쿠마 하사시(이상 일본) 등 우수한 아시아 출신 투수들이 도전했지만, 1위 표를 받진 못했다. 한국 선수 중 사이영상 투표에서 득표한 건 류현진이 처음이다. 투표인단은 정규시즌 종료 직후인 지난 달 말 투표를 마쳤다. 포스트시즌 성적은 사이영상 수상 여부와 무관하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저스틴 벌랜더(휴스턴)가 1위 표 17장, 2위 표 13장, 171점으로 같은 팀에서 뛰었던 자유계약선수 게릿 콜(1위 표 13장, 2위 표 17장, 159점)을 제치고 수상했다.